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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혹시 나도 대장암은 아닐까...
보도일 2007.09.19
내용
혹시 나도 대장암은 아닐까?

잘 먹고 잘 살아 걸리는 병, 대장암?

위암 이어 한국인 잘 걸리는 암 2위
40대에 발견 빈도 크게 늘어
5년에 한번씩 대장내시경 검사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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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나도 대장암은 아닐까….”

대장암 공포가 피부로 느껴지고 있다. 국내 유명 대학병원장들이 잇따라 대장암에 걸렸다는 소식이 전해지더니,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부인 정희자씨의 대장암 수술 사실도 연이어 알려졌다. 때마침 대장암이 위암에 이어 국내 2위 암이 됐다고 보도되면서 대장암을 걱정하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

대한대장항문학회(이사장 전호경)에 따르면 2005년 신규 발생한 암 12만3741건 중 대장암은 12%(1만5233건)였다. 1위는 위암, 3위는 폐암이었다. 2001년에는 위암, 폐암, 간암, 대장암 순이었으나, 대장암은 4년 만에 2위까지 올랐다.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대장암의 가파른 증가 속도. OECD 헬스데이터(2006년)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 당 대장암 사망자는 미국, 영국, 일본 등에서는 줄고 있으나, 한국 등 일부 국가에선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대장암 사망률 증가 속도는 OECD 국가 중 가장 빠르다. 전문가들은“경각심을 가져야 하지만 너무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 대장암은 자라는 속도가 늦으므로 정기적인 대장 내시경 검사를 통해 조기 발견하면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고 말한다.

“40대부터 5년에 한번 대장내시경 바람직”

국립암센터는 50세 이상 성인은 5~10년에 한번씩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소화기내과 의사들은 40세 이상부터 5년에 한번씩 받을 것을 권한다. 40대에 대장암이 발견되는 빈도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장연구학회가 11개 대학병원과 공동 연구한 자료를 보면 아무 증상이 없는 사람을 대상으로 무작위 대장내시경 검사를 할 경우 대장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는 ‘선종’이 발견될 확률이 26.2%였다. 많은 연구결과를 종합하면 용종이 발견될 확률이 40대는 30%, 50대는 40%대이다. 대장 벽에 생기는 크고 작은 혹을 용종(茸腫·polyp)이라고 하며, 이중 선종(腺腫)이 대장암으로 진행할 위험이 높다.

대장내시경은 위험하지 않나?

대장내시경의 가장 큰 위험은 대장에 구멍이 뚫리는 현상(천공)으로 의학교과서에는 1000명 중 1명(0.1%)이라고 나와 있다. 실제로 대장내시경 도중 장에 구멍이 생겨 환자가 사망한 사례도 있다. 하지만 이는 매우 예외적인 경우며, 내시경 도중에 천공이 생기면 내시경을 이용해 꿰맬 수 있다. 천공이 심해도 복강경 등을 이용해 봉합할 수 있으므로 사망 위험은 극히 낮다.

요즘은 대장도 대부분 수면내시경으로 검사한다. 한 때 수면내시경을 하면 대장에 천공이 생겨도 아픈 줄 모르기 때문에 대장은 수면내시경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도 있었으나, 최근에는 대장에 특이한 질환이 있거나 대장의 모양이 비정상적인 경우만 아니면 고통을 덜어주는 수면내시경을 권한다. 수면 대장내시경은 10만~15만원, 일반 내시경은 3만~4만원이다. 미국의 대장내시경 비용(1000~2000달러·약 90만~180만원)보다는 훨씬 저렴하다.

대장내시경만 받으면 안심해도 되나? 대장내시경은 대장암 조기 발견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미국 연구에 따르면 10년에 한번씩 대장내시경을 받아도 대장암을 조기 발견해 치료할 확률이 75%에 이른다. 그러나 한계도 물론 있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하더라도 직경 1㎝ 이하의 용종을 발견하지 못할 가능성이 20% 안팎이다.

다만 1㎝ 이하의 용종은 대부분 암이 아니다. 그래도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0.5㎝ 이상의 용종이 발견되면 제거하는 것이 원칙이다. 0.5㎝ 이상의 용종은 대부분 선종으로, 이는 나중에 대장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

다른 검사는 어떤 게 있나?

●S자 결장경 검사는 항문으로부터 40㎝까지 살펴볼 수 있다. 대장내시경은 장 세척을 한 뒤에 해야 하지만, S자 결장경은 관장만 해도 가능하다. 대장암의 약 70%가 S자 결장에서 발생하므로, S자 결장경 검사를 한 뒤 별도로 대장에 조영제를 넣고 X선으로 사진을 찍는 대장조영술을 하면 항문에서 40㎝ 이상 떨어진 곳의 용종도 찾아낼 수 있다.

●대변잠혈 검사도 유용하다. 잠혈이란 숨은 피를 뜻한다. 대변 잠혈 검사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대변 속에 섞여 있는 피를 찾아내는 것이다. 다만 대변 속에 적은 양의 피가 섞여 나오는 경우는 대장암뿐 아니라 식도부터 항문에 이르는 소화기관 중 어느 곳의 출혈일 가능성도 있으므로 판정의 정확도는 그다지 높지 않다.

●건강검진에서 암 태아성항원(CEA)이 증가돼 있으니 직장암 검사를 받아보라는 말을 듣고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직장암 환자들의 경우 CEA라는 암 표지 항원 수치가 높게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 임형균 헬스조선 기자 hyim@chosun.com

/ 도움말: 강윤식 기쁨병원 원장, 김영호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김상우 강남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