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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뒤가 가려운데 긁을 수도 없고...
보도일 2009.06.01
내용
뒤가 가려운데 긁을 수도 없고..

모기에 물렸거나 습진이나 무좀으로 피부가 가렵다면 시중에 나와 있는 약을 바르면 된다. 당장 약이 없어도 조금 긁으면 가려움이란 고통으로부터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다. 그러나 항문이 가렵다면 얼마나 괴로울까? 요즘처럼 더워지는 날씨에는 항문이 가렵다는 환자가 종종 있다고 한다.

Q 언제부턴가 항문이 너무 가려워서 괴롭습니다. 민망한 부위라서 시원하게 긁지도 못하고 약을 바르려고 해도 마땅치가 않습니다. 항문이 가려운 것도 병인가요?

젊은 여성이라고 하셨는데 항문이 가려워 정말 난감하고 민망하셨겠습니다.

이런 증상은 항문소양증이라는 병명을 갖고 있습니다. 항문이 가려운 증상을 통칭해서 일컫는 병명인데 대부분 피부병에 의해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이런 병이 왜 생긴 거죠? 제 위생상태가 그렇게 안 좋은 것도 아닌데요.

위생상 깨끗하다 하더라도 항문은 오염될 수 있습니다. 변에 의해서 오염되기도 하고 변과 함께 배설되는 카페인이나 유제품 성분에 의해서도 자극을 받습니다. 간혹 치핵이나 치루, 치열 등과 같은 질병에 의해 분비되는 점액에 의해 오염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항문을 지나치게 너무 깨끗이 씻는 것도 피부를 손상시켜 소양증을 일으킵니다.

또 하나의 원인으로는 항문의 구조상 땀이나 공기가 잘 통하지 않아 쉽게 습해진다는 점입니다. 이런 환경은 세균감염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합니다. 여기엔 항문 주변에 털이 지나치게 많은 경우에도 포함됩니다.

항문소양증의 치료는 부신피질호르몬 연고를 하루 두 번씩 일주일 정도 바르면 상당히 호전됩니다. 가려움증이 심한 밤에는 취침 직전에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함으로써 가려움을 가라앉힐 수 있습니다. 가려움증이 너무 극심해서 피부가 짓무를 정도라면 항문 주변 피부에 스테로이드제를 주사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치료와 함께 항문소양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변을 본 후 되도록 휴지보단 물티슈나 비데를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드물게는 커피나 우유를 먹지 않아도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평소 커피나 우유를 많이 먹는다면 이를 끊어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은 항문소양증에 대한 보조적 치료로는 증상이 당장 호전될 수 있지만 다시 증상이 재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평소에 항문 주위 피부를 아기 피부 보호하듯 깨끗하고 부드럽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기억해두시기 바랍니다.

[강윤식 기쁨병원 원장]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181호(09.06.09일자) 기사입니다.]